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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요? 인생이죠" 끝나지 않은 김진성의 드라마

"야구요? 제 인생이죠."

지난 6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정규 이닝 1-1로 팽팽했던 두 팀의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10회초 LG는 김현수의 스리런에 힘입어 4-1로 앞서갔고, 10회말이 되자 특급 마무리 고우석을 꺼냈다.

만약 고우석이 이날 팀 승리를 지킨다면 역대 KBO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하고, LG 소속으로는 김용수(1991년)-봉중근(2015)에 이어 역대 3번째 달성자가 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까다로운 키움 타자들을 맞아 2번의 만루 실점 기회를 제공했다.

고우석 앞에 던졌던 김진성은 후배의 심정을 알기에, 부담을 덜고 던져주길 계속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결국 고우석은 김재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 팀 승리도 지키고 100세이브도 달성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진성은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 그래서 경기 종료 후 고우석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우석이에게 끝나고 이야기했어요. 제가 레전드 선수는 아니지만, 우석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직구를 가지고 있어요. 직구에 자신감을 가지고 던졌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너 직구는 최고다. 직구에 자신감 갖고 뿌려라. 너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라고 했죠."

"못 던진다는 말이 아니에요. 저 나이에 저렇게 던질 수 있는 건 대단한 거죠. 우석이만한 마무리가 없어요. 정말 대단한 선수에요. 불안하다고 하지만 고우석 같은 마무리는 없어요."

김진성은 20대 때 1군에 없었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 입단했지만 2013년 1군 데뷔전을 갖기 전까지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31살이던 2013년 4월 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자신의 1군 무대 데뷔 꿈을 이뤘다.

"저는 정말 젊은 선수들이 부러워요. 고우석 선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마무리인데 이제 25살이고, (정)우영이는 23살, (이)정용이도 아직 20대고요. 저는 31살에 1군에 처음 등록됐으니까요. 엄청 부럽죠. 애들이 잘 안 풀릴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형은 31살에 1군 왔어. 너희는 아직 야구할 날이 많아'라고 해요."

지난 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에서 방출의 서러움을 맛봤다. 김진성은 야구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프로 9개 구단에 전화를 걸며 자신의 설 곳을 직접 찾았고, LG와 인연을 맺게 됐다.

지금까지 LG와 호흡은 찰떡궁합이다. 31경기에 출전해 2승 3패 5홀드 평균자책 3.52로 계투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또 LG에서 역대 KBO 48번째 통산 500경기 출전 기록도 세웠다. 류지현 LG 감독도 김진성의 활약에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지금처럼 꾸준히, 팀이 힘들 때 제 역할을 해주는 김진성이 그저 고맙다.

"저는 이제 LG입니다. LG에 스며들었어요. 코치님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우면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고요. 포수들에게도 고마워요. (유)강남이는 한참 후배인데도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고요. 집중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요. (허)도환이 형은 블로킹을 정말 열심히 해요. 몸을 보면 항상 멍이 들어 있어요. 그럴 때마다 미안하고 고맙죠."

"사실 LG에 왔을 때도 걱정이 많았거든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을까 했죠. 그래서 저는 아직도 LG 필승조라고 생각 안 해요. 올해는 그런 거 없어요. 팀이 지든, 이기든, 10점 차든, 20점 차든, 그냥 잘 던지는 게 중요해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죠. 그래도 여기서 40살까지는 던지고 싶어요(웃음)."

3번의 방출, 31살에 1군 데뷔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누군가는 포기했을 법도 하지만, 김진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진성에게 야구는 곧 인생이다.

"야구는 제 인생 자체죠. 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게 야구라고 생각해요."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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